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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매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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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동안 주변 사람들과 '사이드 프로젝트의 매몰 비용'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번 년도에 여러개의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이유로 놓지 못하고 있었던 프로젝트들이 많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공유해야겠다.

 

#1 포착 - 1월동안 9월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015B - 1월부터 6월까지)

 

1.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규모인가 ?
2. 모두가 일정 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가 ?

 

우리 동아리는 2개월 만에 빠르게 런칭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렇지만 초기 기획의 Feature가 너무 비대했던 탓에, 제시간에 런칭하지 못해서 장기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후에 '동아리'라는 강제 요소가 없이 직장인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한계점이 명확해졌다. 이 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각각 달랐고, 맴버 한 둘이 개인 일정으로 뜸하게 되면 필수적인 maintainer들도 없어진다 ..

 

github의 2 month ago를 보고, 카톡에서 팀원 협박 중.

3. 팀원들이 프로젝트서 추구하는 목표가 같은가 ?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목표'에 대해서 얘기하고 동의를 이끌어낸 적이 없었다.

결국 개개인의 목표만이 존재했고, 끝까지 공유되지 않았다.

 

보통 토이 프로젝트를 하는 목표는 크게 다음으로 나뉜다.

  • 포트폴리오 (취업 / 이직)
  • 재미
  •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활용
  • 실제로 유저들이 사용하고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

 

이후에 생각해 보니 팀원들은 각자 너무나도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목표가 컸던 사람들일수록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에 매몰비용이 커져갔다.

 

 

끝내 안드로이드, iOS 모두 스토어에 런칭했고, 백엔드는 즐겁게 리팩토링을 했으니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그리고 9명 다 같이 모여서 보드게임을 하고, 팀원 한 분의 기쁜 임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삐- 사망선고

 

#2 짠지 - 7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오! 이번에는 2개월만에 후다닥 MVP를 만들고, 팀원들과의 상호 협의로 프로젝트를 폭파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

 

그렇다면 끝내자마자 바로 폐기했으니 매몰 비용이 생기지 않았을까? 일부 팀원들과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2개월 조차 매몰 비용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어떤 게 문제였을까?

4. 정말 '내가' 쓰고 싶은 서비스인가?

짠지는 소비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main feature다.

그렇지만 요즘 금융 서비스들은 자동 소비 내역 저장을 너무나도 잘 해주고 있고, 이것을 실제 유저가 입력하는 것은 너무나도 큰 장애물이었다.

 

결국 2개월간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한 우리도 쓰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버렸고,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없어졌다.

 

Maintainer에게 프로젝트는, 나를 위한 서비스와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 나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면, 실제 사용할 고객을 위해서 열심히 개발할 수 있다. 기대되는 또는 예정되어있는 고객을 위해서 개발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쓰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서비스가 기획대로 잘 만들어지더라도, 토이프로젝트에서는 실제 고객을 끌어낼 자금도 없고 가능성이 적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작은 확률에 기대하며, 내가 쓰지 않을 프로젝트에 길고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너무나도 지루한 일이다.

 

(사실 실제 회사를 택하는 기준도 나의 관심사를 기준으로 도메인을 선택하지 않던가..!)

 

또 한 번의 폭파.

 

5. 실패하더라도 남는게 있는가?

 

결국 이 프로젝트는 MVP는 나왔지만 포트폴리오에 쓰기에는 너무 작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태로 폐기되었다.

 

팀의 디자이너 분이 개인적으로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2개월 동안 진짜 개고생했는데, 남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ㅎ.. 사람이 남았잖아요..!)

정말 운이 좋게도 사람은 남았다!

동아리 기수 동안 이렇게 잘 어울리는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해지고, 활동하는 시간 동안 너무나도 즐거웠다.

 

결국 우리 팀은 pivot 를 하고, '우리가 쓰고싶은 앱'을 만들기 위해서 더 즐거운 분위기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팀의 분위기도 그냥 그랬다면, 그래서 사람도 안남았다면 과연 무엇이 남았을까?

 

실패해도 좋을 만큼 그 안에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도전을 했어야 했다.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개발 외적인 도전이라도 좋을 듯하다.

 

 

결국 2개월이라는 투자의 결과가 실패로 끝났지만, 그 시간이 매몰 비용으로 구분되지 않으려면 그 시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들과 결과를 가져가야 한다.

 

 

 

 

매몰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사이드 프로젝트

 

1.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규모인가 ?
2. 모두가 일정 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가 ?
3. 팀원들이 프로젝트서 추구하는 목표가 같은가 ?
4. 정말 '내가' 쓰고 싶은 서비스인가 ?
5. 실패하더라도 남는 게 있는가 ?

 

결국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은 다양한 형태의 매몰 비용으로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적절한 주제 선정부터 개인 또는 조직의 목표 선정이 필요하고, 개개인에게 지속 가능하도록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넷플릭스 규칙없음] 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두 가지 전제를 복기해보자.

  • 뛰어나고 혁신을 하고 싶은 사람들로 똘똘 뭉치게 밀도있는 팀을 만들 것
  • 솔직하게 피드백할 것

전자도 중요한 것 같다. 확실하게 '의사'가 있고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건 이번 팀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피드백할 것'. 이게 가장 핵심적인 문구라고 생각된다.

사실 이 글에서 명시했던 문제들은 개선 또는 조율이 가능한 문제다. 그런데 이런 개선과 조율은 상호 피드백이 솔직담백하고 빠르게 오고 갔을 때 가능하다. 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질까봐 또는 개인에게 상처가 될까봐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 보다, 모두가 늪에 빠져서 매몰 비용을 무한정 생성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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